호르몬 변화가 미미하게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조금씩 진행되는 폐경전기는 보통 38세에서 44세 사이 어느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폐경이행기로 자연스럽게 진입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갱년기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갱년기 증상은 저마다 다르다
갱년기를 겪는 모습은 각자 다 다릅니다. 전형적인 갱년기 증상을 두루 경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형적이지 않은 특이한 증상 1~2가지만을 겪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갱년기인데도 편두통이나 관절통 같은 것 말고는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지요.
갱년기 여자의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
월경혈이 줄어들거나 과다해짐, 불규칙한 월경(정상적인 월경도 가능함), 상반신 열감 또는 안면 홍조, 야간 발한, 우울증, 불안감이 생기거나 기존의 불안감이 커짐, 분노장애, 수면장애,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머리가 흐리멍덩해진 느낌), 탈모, 피부 가려움증, 아토피, 두드러기,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 관절통, 편두통, 두통, 부정맥, 빈번한 방광염, 자주 요의를 느낌, 이명, 귀울림, 청각 저하, 체중 증가(특히 뱃살), 성교통, 스킨십에 대한 욕구가 없어짐, 질염, 따가움, 질 가려움증, 분비물 증가, 매우 심한 월경전증후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등 이 밖에도 나열할 수 있는 증상들은 이론적으로 얼마든지 더 있습니다.
폐경전기가 폐경이행기로, 또는 페경이행기가 폐경 이후기로 변화되는 각 시기별로 특징적인 증상들이 겹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전혀 나타나지 않다가 폐경이후기 끄트머리에 이르러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증상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잠 못 이루는 갱년기의 밤
갱년기의 가장 흔한 지표 중 하나는 수면의 질이 현저히 나빠지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잠드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을뿐더러 한번 잠들면 자명종이 울릴 때까지 깨지 않고 쭉 자던 사람도 갱년기에 접어들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고(심지어는 잠든 지 한두 시간 만에 깰 때도 있습니다) 다시 잠에 들려면 갖은 애를 써야 합니다. 이는 프로게스테론의 부족 때문입니다. 배란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아예 무배란이 되면 뇌를 이완시키고 깊은 잠을 선사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갱년기, 삶의 여정에 쉼표를 찍는 시기 & 장점
1단계
배란 활동이 저하되면서 우리의 몸이 생산하는 프로게스테론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감정의 이완이 힘들고 잠을 잘 못 자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낮 동안 기분이 예민해지고 사고도 점점 축소됩니다.
2단계
에스트로겐 수치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다가 낮아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 입에서 먼저 튀어나오는 말은 그동안 벼르고만 있던 속마음입니다. 남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이상 신경 안 쓴다는 말, 밤에 잠이 깨어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는 말, 보살핌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가족과 지인들의 뒤치다꺼리는 이제 신물이 나 더 이상 못하겠다고 선언하는 말. 한순간에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폐경이행기는 이러한 삶의 여정에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갱년기야말로 여자가 자신의 재능과 삶의 경험을 활용해 우주 속에 한 점을 찍을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들은 깨어나 정신을 차린 여자,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아는 여자, 경험을 통해 강해진 여자, 그리고 지난날의 바로 같은 기억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는 여자입니다. 이 시기에 이른 여성들 중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이른바 '제7의 감각'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3단계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안정성은 다른 호르몬들보다 오래 지속되는 편입니다. 그런데 변화하는 것은 성욕만이 아닙니다. 심리 전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을 관장할 뿐만 아니라 결단력, 행동력, 공격성 등을 담당하며 난소와 부신 두 곳에서 생산됩니다.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생산이 줄어든 반면 테스토르테론은 생산기지를 두 곳에 두고 있어 아직 정상범위를 유지하기 때문에 나머지 두 호르몬보다 지배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됩니다. 테스토스테론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합니다. 생각과 주관이 뚜렷해지고 사물을 판단하는 눈도 예리해집니다. 지난 20년간 에스트로겐이 뇌에 드리웠던 엷은 베일이 걷히면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당신 안의 절박함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깨어나는 것도 테스토스테론 덕분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요구에 맞추면서 살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진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볼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여성들이 주변과 자신 사이에 선을 명확하게 긋는 것에 좀 더 자신감이 생깁니다.
갱년기 장점
갱년기는 변혁의 시기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터널이 끝나는 곳에서 당신이 마주하게 되는 광경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갱년기가 지닌 압도적인 장점입니다. 접시돌리기 곡예사처럼 그 어느 접시 하나도 떨어뜨리지 않으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이 정작 자신의 소망은 맨 마지막에 놓아야 했던 당신이 이제 자신을 챙길 시기가 온 것입니다.
이 시기 동안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일은 자신을 돌보고 챙기도록 힘을 실어주는 내면의 불꽃에 불이 붙는 것입니다. 이 불꽃은 옛것, 필요 없어진 것,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하는 것, 더 나아가 때로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큰불로 번지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시기의 당신을 까칠하거나 혹은 에너지가 왕성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인생에서 중대한 많은 결정들이 이 폐경이행기에 내려지곤 합니다.
갱년기, 극복이 아닌 관리가 필요하다
폐경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몇 가지 징후들 가운데 가장 큰 특징 5가지는 열감과 안면홍조, 질 관련 질병, 수면장애, 우울증, 요실금입니다. 이 5가지 증상들은 폐경 이전부터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종적 폐경으로 가는 길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며 물 흐르듯 서서히 진행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몸이 예전처럼 충분한 호르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실 몸의 호르몬 수용체들이 둔감해졌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상당수의 질병이 처음에는 큰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심각해진 다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 증상이 없을 때 미리 몸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유안티비에 나오는 선생님께서 갱년기 체중관리법을 말씀해주시는데 실행에 옮기니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생하시는 분들, 올바른 관리법으로 편안해지시기를 바랍니다. 갱년기에 일어나는 긍정적인 심리적 변화를 기억하며 신체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들을 잘 관리해 나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 글은 <불 위의 여자>를 읽고 일부 발췌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갱년기로 몸과 마음이 힘드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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